난 김연아의 빠순이였다. 그것도 김연아가 시니어에 데뷔한 2007년도부터 2014년까지 김연아가 나오는 대회라면 단 한 개도 빼놓지 않고 봤다. 당연히 피겨에 대해선 빠삭해서 모르는게 없다.
나처럼 피겨를 좋아하거나, 피겨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은 낸시캐리건 사건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낸시캐리건 사건이란, 토냐 하딩이 라이벌인 낸시캐리건을 습격해서 다리를 작살(?) 냈다고 알려졌던 사건인데, 이 사건 때문에 미국 전역이 발칵 뒤집혔었다.
아이 토냐는 미국 피겨 역사상 최고의 악녀 '토냐 하딩' 의 이야기다. 무려 24년 동안 알려져있지 않던 그녀의 이야기를 '마고로비' 를 통해 들려준다. 마고 로비의 연기는 훌륭했지만, 여기에서는 마고 로비 이야기를 하고싶지 않다. 강인하고 역경에 굴복하지 않았던 그녀, 토냐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싶다.
<아이 토냐 줄거리>
'아이 토냐' 는 토냐 하딩에 대한 이야기다.
1970년 오레곤주에서 태어난 그녀는 엄마의 강요로 인해 스케이팅을 시작한다.
하지만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서, 금세 또래 사이에서 돋보이게 된다.
토냐는 순탄치 않은 유년기를 보낸다. 친아빠는 자신을 떠나버리고, 엄마의 학대와 욕설은 이어진다.
그리고 15살이 된 토냐. (저게 15살의 얼굴???)
스케이트장에서 '제프' (왼쪽 남자)를 만났는데,
금세 사랑에 빠진다.
한편, 가진 재능에 비해 토냐의 스케이팅 커리어는 순탄치 못하다.
아무리 스케이트를 잘 타도 심판들은 토냐에게 점수를 잘 주지 않는다.
왜냐고? 스케이팅복을 살 돈이 없었던 토냐는 집에서 직접 의상을 만들어 입었고, 당시에는 잘 사용되지 않았던 파격적인 음악을 골라서 스케이팅을 했기 때문..
한 심판은 이렇게 말한다. "너의 이미지는 미국을 대표하지 못해"
하지만 토냐는 이를 실력으로 극복한다.
여성 스케이터가 트리플 악셀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데, 미국인 여성 스케이터 최초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킨것!
(전세계적으로 따지면 일본의 이토 미도리 이후로 두번째다)
본인의 실력으로 심판들의 편견까지 극복해버린 토냐는
미국 내셔널에서 우승함으로써 당당하게 올림픽 진출권을 획득하고,
월드 챔피언쉽에서도 은메달을 딴다.
미국 전역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일약 스타가 된 토냐.
하지만 정작 기대를 모았던 올림픽에선 트리플악셀 착지에 실패하면서 4위를 하고 만다. ㅜㅜ
한편 남자친구 '제프' 와 결혼을 해서 함께 살던 토냐는 계속되는 그의 폭력에 이혼하지만, 그에게서 완벽히 벗어날 순 없다.
자기를 때리더라도 유일하게 사랑해주는 사람이 '제프' 이기 때문.
토냐는 1992년 올림픽의 나쁜 기억을 떨쳐버리고, 1994년 올림픽에 한번 더 나가기 위해 다시 스케이팅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프' 의 사랑이 필요하다.
하지만 때마침 강력한 라이벌 '낸시 케리건' 이 등장하고..
더 열심히 연습해야할 때에 토냐는 누군가가 보낸 협박편지 때문에 제대로 대회에 나갈 수도, 연습할 수도 없다.
본인의 상황이 억울했던 토냐는 제프와 함께 낸시 케리건에게 협박편지를 보내기로 결심한다.
그래야 공평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제프는 친구 '션' 에게 편지 보내는 것을 의뢰하는데,
과대망상증 환자인 션은 말을 잘못 알아듣고 협박편지를 보내는게 아니라, 실제로 협박을 해버린다.
즉, 사람을 보내 낸시 케리건의 무릎을 내리치도록 한 것.
"Why? Why?" 낸시 케리건이 울부짖는 장면은 미국 전역에 방송되고,
토냐 역시 충격에 빠진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토냐의 전 남편이 관여되어 있음이 밝혀지고.
곧 언론의 관심은 토냐에게로 확대된다. 토냐는 아무것도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토냐는 이미 라이벌 스케이터의 무릎을 내리친 '나쁜x' 이 되어간다. 올림픽 출전도 못 할 위기에 처한다.
그리고 우여곡절끝에 출전하게 된 그녀의 마지막 올림픽.
그녀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울먹이지만
다시 미소를 짓는다. 토냐의 인생이 항상 그랬으니까. 가장 인상깊은 장면이 아닐까 싶다.
토냐는 마지막 올림픽에서 8위를 했다. 실수 없는 클린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이미 심판들의 눈 밖에 났던 그녀는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애초에 운명을 알고 있었던 듯, 터무니 없는 점수에도 그녀는 개의치 않는다.
스케이팅을 할 때 가장 행복한 그녀의 모습.
무슨 말이 필요할까... 우리는 그동안 낸시 케리건의 이야기만 들어왔다. 이젠 토냐 하딩의 이야기도 들을 차례다. 피겨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아이 토냐>는 모든 이에게 강추하는 영화다.
올림픽 후 법원의 판결로 스케이팅을 더이상 못 하게 된 토냐는 복서로 변신하며 이목을 끌었다. 복싱을 관두고서는 용접, 페인트칠 등을 하며 생활을 꾸려왔다고 한다. 지금은 한 아들의 엄마로 평범한 삶을 살고있는 그녀. 모든 역경을 이겨낸 그녀에게 찬사를 보낸다.
(+) 토냐하딩이 더 좋은 이유 한가지. 그녀는 정석 럿츠를 뜁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