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성 기억상실은 강한 스트레스를 받은 후 부분적으로 기억을 잃어버리는 증상을 말합니다. 개인의 기억, 의식, 자아 등이 연결되지 않고 분리되는 해리성 장애의 일종으로, 해리성 장애 중 가장 흔하게 나타납니다. 대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거나 트라우마를 겪은 후 그와 관련된 정보를 환자 본인이 차단했을 때 발생하며, 정상적인 망각의 범위를 넘어서서 오랜 기간 동안의 기억 공백이 생기거나 중요한 기억의 상실이 생깁니다.
해리성 기억상실은 일반 기억상실과 다릅니다. 일반 기억상실은 대개 질병이나 뇌에 입은 부상으로 인해 기억에 대한 정보가 아예 손실되어버립니다. 하지만 해리성 기억상실이 일어나면, 기억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마음 속 깊이 묻혀버려서 회상을 할 수 없을 뿐입니다. 환경의 변화가 일어나거나 자극이 일어나면 기억이 다시 떠오를 수도 있고, 아니면 저절로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원인
해리성 기억상실은 극도의 스트레스나 트라우마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쟁, 자연재해, 학대, 사고, 사별 등을 직접 경험했거나 목격한 경우 부분적이고 선택적인 기억상실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 유전적인 요인도 있어서, 많은 환자들이 가까운 가족 중에 비슷한 증상을 보인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누가 걸리나?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흔히 발생합니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전체 남성의 약 1%, 여성의 약 2.6%가 해리성 기억상실을 겪어본 적이 있다고 합니다. 또 환경 역시 중요한데, 전쟁이나 자연해재와 같이 극도의 트라우마를 받게되는 시기에 발병 환자가 늘어난다고 합니다.
증상
갑작스럽게 과거의 중요한 일이나 개인적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게 되며, 몇몇 환자들은 기억상실 뿐만 아니라 혼란스러워 하거나, 우울증, 불안증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단, 기억상실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만큼 기억의 회복 또한 갑작스럽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어떻게 치료할까?
해리성 장애는 직장 생활, 대인 관계 등 환자의 전반적인 사회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주기 때문에 치료를 통해 기억을 되찾을 뿐만 아니라 환자가 다시 정상적인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즉, 첫번째 목표가 증상을 완화하고,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는 것이라면 두번째 목표는 환자가 고통스러운 기억을 무사히 받아들일 수 있게 돕고, 일상 생활로 최대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역시 복구시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심리치료 : 심리치료는 '대화요법' 이라고도 하며, 해리성 장애를 치료하는데 가장 주된 치료법입니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핵심을 직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 인지 행동 요법 : 해로운 생각, 감정, 행동들을 바꾸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 약물 : 환자가 우울증이나 불안증세로 고통받고 있을 경우, 항우울제나 항불안약을 사용하면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가족 치료 : 질병에 대한 가족들의 이해를 돕고, 재발할 경우의 증상에 대해 인지시켜줍니다.
- 창조적 요법 (미술 치료, 음악 치료) : 환자들이 자신들의 생각과 감정을 안전하게 탐험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 최면 치료 : 환자의 무의식 속에 숨어있을 수 있는 기억들, 감정들, 생각들을 탐험하도록 돕습니다. 단, 최면 요법은 논란이 있기도 한데, 잘못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 EMDR 요법 : 안구 운동을 통해 뇌의 부정적인 기억에 대한 두려움, 공포를 줄이고, 평안한 일상으로 돌아가는데 도움을 주는 치료법입니다.
- 명상 요법 : 해리성 장애를 보이는 사람들의 증상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주고, 본인의 내적 상태를 더 잘 알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치료 전망
환자가 현재 처한 상황, 가족들과 친구들로부터 지지를 받는지 여부 등에 따라 치료의 성공 여부는 갈립니다. 대부분 환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억이 돌아오므로 전반적인 전망은 매우 좋습니다. 하지만 일부는 묻혀있는 기억들을 절대로 되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하는 것. 트라우마가 남는 사건을 겪고 난 후 방치하지 않고 즉각적인 개입을 해서 치료하면 기억상실이 일어날 확률이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