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식은 논란이 많은 수술이다. 누군가에겐 생명을 보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만, 누군가에겐 건강을 잃는 것을
감수하고 받는 수술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의 간을
이식하는 수술은 뇌사자의 간을 이식하는 수술보다 훨씬
고난도의 수술 기술이 필요하고, 그만큼 위험이 뒤따른다.
실제로 몇 년 전에는 미국에서 건강한 성인남자가 간을
이식한 후 4일 후에 합병증으로 사망하면서 수술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수많은 윤리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뇌사 장기기증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건강한 사람의
간을 이식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인 경우가 많으며, 이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지이다.
만약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간을 이식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생각해봐야할 것이 많다.
간 이식의 장점과 단점, 후유증에 대해 정리해봤다.
장점 : 간이 다시 자란다
간을 이식하면 보통 간의 60~70%를 절제하며, 최대 75%까지
이식이 가능하다. 간은 수술 직후 다시 자라기 시작해서
빠른 속도로 원래 크기로 자란다. 대개 2달 안에 수술 전의
부피를 회복하고, 간 기능도 대부분 회복하게 된다. 간은
우리 몸 속 장기 중 유일하게 다시 자랄 수 있는 장기이기
때문에 이식이 가능한 것이다. 또 수혜자에게 뇌사자의 간을
이식하는 것보다 건강한 간을 이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단점 : 합병증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 기증자의 38%는 어떤 종류든지
합병증을 겪는다고 한다. 즉, 3명의 기증자 중 1명은 합병증을
겪는데, 이는 간을 이식할 때 절개를 많이 하고, 혈전이
생길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대개 기증자들은 출혈, 감염,
담즙 누출, 담도 손상, 혈전, 탈장 등의 합병증을 겪는다고
하며, 담관 협착증, 만성 통증, 장기 부전 등 만성적인 건강문제를
겪기도 한다. 또 간을 이식한 후 사망할 확률은 0.5~1%로
상대적으로 적은 수치이나, 역시 무시할 정도는 아니다.
간이식 후유증
최근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기증자의 약 절반 가량이 수술 후
몇 년 후에도 건강상 문제나 정신적 후유증을 겪는다고 한다.
간이식 후유증은 통증, 소화장애, 설사, 우울증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며, 더 무서운 점은 간이식 후유증이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는 점이다. 즉, 수술한 후에 아무런 이상
없이 생활하더라도 몇 년이 지난 후 몸에 이상을 느낄 수 있다.
드문 경우지만, 이식 후 남은 간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거나
기능을 멈춘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간이식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기증자들 중 대부분이 다시 돌아가더라도 간을 이식해주겠다고
대답한 점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목숨을 구했다는 사실은
몸의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할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간 이식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위에 서술한
장점과 단점, 후유증 등을 잘 고려하여 후회하지 않을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